군산시의회가 지역 시민단체의 잇단 상임위원회(이하 상임위) 생방송 요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귀를 닫고 있다.
본회의에 이어 상임위까지 시민들에게 생방송으로 공개될 경우 자신들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것이 두려워하기 때문이 아닌가 해석된다.
시의회는 내년 예산안에 상임위 생방송과 관련한 예산을 단 한 푼도 반영하지 않는 등 오만하게 보여질 만큼 꿈쩍도 않고 있다.
참여자치 군산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올해 7월 기준, 도내 14개 시군 의회 중 상임위를 생방송하는 곳은 7곳, 녹화방송은 9곳이라면서 군산시의회도 시민들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해서 상임위 생방송 또는 녹화방송을 즉각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이후 시민연대는 일부 시의원들의 상임위 '출튀(출석만하고 튀는 것)' 의혹도 지적했다.
시의회가 상임위와 특별위의 평균 참석율이 97%를 차지한다며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고 있지만, 이는 정확한 출석율이라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상임위 회의 시작과 끝의 의원 참석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도내 다른 시군의회와 같이 상임위의 공개가 유일한 '답'이라고 했다.
하지만 시의회는 이 같은 요구에 별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데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는 부정적인 입장도 거세다.
상임위를 생방송으로 공개할 경우 의원들이 소신 있게 발언하는데 적 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논리다.
그러나 이런 논리 뒤편에는 상임위 공개시 의원들에 대해 우열이 매겨지는 것은 물론 자칫 자신의 의정활동 민낯이 적나라하게 까발려질 수 있다는 두려움과 불안감이 깔렸다.
특히 시의원들이 반대하는 또 다른 논리로는 '예산 대비 비효율성'이다.
김우민 시의회 의장이 지난 7월 KBS 전주와 한 인터뷰가 시의회의 속내를 압축하고 있다.
아래는 김 의장의 당시 인터뷰 내용이다.
"타지역 사례를 보니까 장비 설치하는데 예산이 7억원 정도 들어가더라구요. 그런데 저희 유튜브 콘텐츠 하나 당 40명 정도가 보고 계시는데, 예산의 효율성을 봤을 때 예산 대비 비효율적인 게 아닌가?"
하지만 시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큰 오해를 일으키기게 충분한 대목이다.
일개 시의원도 아닌 의장이 '시민의 알권리' 보다는 '예산 효율성'을 더 중요시 따지는 것은 의회 가치와 철학을 크게 훼손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다.
시민들의 선택에 의한 시의원들은 무엇 보다 시민들의 알권리를 우선 순위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시의장의 그런 논리라면 매년 수억원을 쏟아붓는 시의원 해외 출장부터 짚어야 한다.
시민들의 막대한 혈세가 들어가는데 비해 시의원들의 해외 출장 성과물이 낮거나 아예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적지 않아서다.
시민연대는 얼마전 논평을 통해 "지방의회활동과 의원들을 제대로 알아갈 수 있도록 주저하지 말고 상임위와 특별위 회의를 생방송 또는 녹화방송으로 공개하라"고 재차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