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계장’ 연임 1회 가능· 회계장부 등의 비치 조항은 거의 불능상태
어촌계 운영 불투명성· 계원 상속· 소수契員들 장기간 독점등 난맥상
어촌계는 수협의 풀뿌리 조직이지만 어촌계의 존립근거는 수산업협동조합법령 및 개별 어촌계 정관 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해당 수협조합장의 지도감독권한이 어촌계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모법 역할을 하고 있는 개별어촌계 정관은 시대에 뒤떨어져 있을 뿐 아니라 다수의 조항들이 사문화돼 근본적인 손질이 시급하다.
그 근거들로는 이 정관 조항들의 사문화 현상도 문제지만 △ 어촌계 진입장벽 △ 어촌계 운영의 불투명성이라든가 △ 정관의 주요 내용을 고의 또는 악용했을 때도 처벌 등의 규정이 거의 없어 통제장치 마련이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국 어촌계 정관의 기본형이자 모델격이라 할 수 있는 것은 ‘해양수산부의 고시에 의한 표준정관’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규정은 어촌계장의 임기 조항이다.
대부분 어촌계 정관과 표준정관에는 어촌계장의 임기는 4년이고 계장은 한번만 연임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지키는 어촌계는 그리 많지 않다.
더욱 심각한 것은 대부분의 어촌계의 정관에는 임원(계장, 감사 등)을 해임할 수 있는 규정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해임할 수 있는 의결정족수의 조건을 까다롭게 만들어 그 규정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게 만드는 바람에 들어 내부 통제가 전혀되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해당 정관에 보면 어촌계 총회는 ‘구성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구성원 3분의 2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해야’ 가능하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여기에다 다수의 어촌계원들이 현행 주민등록법을 정면으로 위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계원의 자격’도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대부분의 정관에는 조합의 조합원으로서 이 계의 구역에 거주하는 사람은 계에 가입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조항과 달리 신규계원이 되는 것은 쉽지 않도록 되어 있을 뿐 아니라 곳곳에 진입장벽들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 일례가 귀어인들의 신규 계원가입문제다.
더 문제는 상속도 가능하다는 조항도 존재해 전근대적일 뿐 아니라 가족들의 다수가 계원으로 가입할 수 있도록 해서 일종의 가족경제공동체적인 성격으로 변질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하지만 거의 절반이상이 서류적인 주소만 해당 어촌계원의 조건을 갖추고 있을 뿐 이곳에서 주된 생활을 하지 않는 ‘무늬만 주민(어민)’이 대다수라는 점도 개선책이 시급하다는 여론이다.
여기에다 거의 명문만 남아 있는 회계장부 등의 비치와 정기총회의 규정도 사문화로 가는 길목에 이미 깊숙이 접어들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다시 말해 투명한 조직 운영과 동떨어지고 있다는 문제도 고민거리다.
특히 회계장부 등의 비치에는 관한 규정은 계의 자산 및 부채에 관한 사항이나 결산, 계의 수입· 지출에 관한 사항이 기록되어 (계의 사무실)비치돼야 하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지키는 어촌계는 예외적이라는 게 일반 계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정관상 문제나 중대한 하자, 결격사유가 발생해도 별다른 처벌할 근거가 없다는 점이 어촌계 문제의 완결판이자, 어촌계의 앞날이 부정적인 이유다.
법인이나 주식회사 등에서 이런 사유가 발생할 경우 엄격한 형사처벌과 함께 해당 직책 등을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문제지만 어촌계의 경우 처벌조항이 전무, 법이나 제도화의 사각지대에 있는 해괴한 조직으로 변질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뜻있는 어업인들은 “농민만이 논밭을 소유할 수 있듯, 어업인들도 무늬만 주민으로 되어 있는 것을 막아야 애써 터전을 지키는 어촌계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되돌아갈 것”이라면서 철저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