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극복한 농민 화가 김덕중 씨의 ‘불굴의 인생 스토리’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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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극복한 농민 화가 김덕중 씨의 ‘불굴의 인생 스토리’ 화제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4.07.30 16:00
  • 기사수정 2024-07-30 1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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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속에 40여년간 농사 짓으면서 사라져 간 고향 풍경 작품 남겨
‘나의 노래, 나의 이야기’ 초대전 24~ 31일 군산예당 제1전시실 개최
주경야독(?) 30여년간 작품활동… 생애 첫 개인전 열어 주위 찬사

장애 속에 많은 농사를 지으면서 주경야독을 통해 화가의 길로 들어선 불굴의 인생 스토리가 불볕더위의 청량제 역할을 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농민화가 김덕중(70)씨.

김 작가는 본업이 농업인이지만 틈틈이 화폭에 고향의 정겨운 옛 풍경 등을 담아내는 일종의 겸업 작가로 화단의 관심을 받고 있다.

정통작가는 아니지만 자연과 삶의 터전을 조화롭게 하며 사는 순수 농민인 김 작가는 수십 년 간 새만금사업 등 각종 개발로 고향 포구와 향토색 짙은 공간들이 사라진 현실을 안타깝게 생각, 그 시절의 추억들을 화폭에 담아낸 작품 전시회를 열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김 작가가 바쁜 농삿일을 하면서 30여년간 심혈을 기울인 역작들을 전시한 첫 개인전이어서 의미가 남다르다.

‘나의 노래, 나의 이야기’ 이란 개인전은 24일부터 31일까지 군산예술의전당 제1전시설에서 지인과 시민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이곳에는 자신의 대표작인 풍경화 37점의 작품이 걸렸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의 목적에 인생 70줄에 들고 붓을 잡은 지 30여년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작품 속에 녹아있는 고향마을 등 소중한 시골 풍경들이 사라진 것에 대한 아쉬움과 추억을 되살리는 시간이기도 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의 작품들은 내항의 옛 조선소에서 수선 중인 배들과 그 부속품, 어은동(포구) 추억, 인근 지역의 강천산· 선운산· 동상계곡 등의 풍경을 주요 소재로 하고 있다.

누군 대규모 농사를 짓는 전업농인데 생뚱맞게 개인 전시회를 여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중학생 시절, 미술시간에 그린 크리스마스 카드 등을 작품으로 그렸을 때 친구와 교사 등 주변으로부터 무척 잘 그렸다면서 칭찬을 받았던 희미한 기억들이 그를 화가의 길로 재촉했다.

선천적으로 다리가 불편한 까닭에 부모님의 농삿일을 도우면서 겸업으로 식자재 사업을 벌였지만 별재미를 보지 못해 얼마 후 손절해야 했다.

이 때가 20대 초중반이었다.

이 시기에 즈음 목사님의 소개로 이웃 마을에 사는 김연자 여사(65)와 결혼에 골인했다.

이들 부부는 고향 회현에서 양돈과 수도작 등에 도전했지만 가장 적성에 맞는 농업에 매달리면서 생활이 차츰 안정됐고 어느새 대농(大農) 반열에 올랐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성공한 농삿꾼이다.

농업은 태풍과 홍수 등 자연재해에 취약하지만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유유자적할 수 있는 직업적인 특성 때문에 불편한 몸에도 경운기와 트럭터 등 온갖 농업용기기와 씨름하면서 조금씩 성장을 거듭해왔다.

게다가 신세대 농민은 아니지만 결코 젊지 않는 나이에도 낯선 컴퓨터 공부를 틈틈이 해서 정보화를 활용한 농사를 짓는 신농업인이기도 하다.

아마도 이런 생활의 안정을 기반으로 어린 시절에 소질을 인정받았던 그림그리기 공부에 매진, ‘군산일요화가회’가 결성되던 1993년부터 농한기를 활용, 생소한 화가의 길에 들어섰다.

농번기와 농한기가 극과 극인 농촌생활의 단조로움을 의미있는 시간으로 보내자는 발상의 전환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농사철이 아닌 시간을 유용하게 활용하기 위한 시작한 작가의 길은 쉬운 것만은 결코 아니었다.

어느 날인가, 다른 지역 동우회와 함께 공동 작품활동에 나섰는데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화구(畫具)들로 인해 얼굴이 화끈 거리는 상황도 경험해야 했다.

이런 크고 작은 경험과 시련들을 겪으면서 어촌마을의 작은 포구와 목선 등을 수선하는 내항의 조선소의 풍경들이 눈에 들어왔고 그런 소중한 광경들을 화폭에 담아냈다.

매년 작품이 쌓이면서 예술의전당 개관 기념전을 비롯한 한중미술교류전, 전라북도 미술대전, 춘향미술대전, 남농미술대전 등에 수시로 노크해 여러 차례에 걸쳐 특선과 입선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런 활동을 통해 한국미술협회와 군산구상작가회, 군산일요화가회 등에서 작가로서 차츰 알려졌다.

전업작가는 아니지만 농군인 그가 이같은 작품활동과 화가 반열에 오른 것은 전적으로 부인의 덕분이라고 고마워했다.

이번 첫 개인전에서 김 작가는 “농업경영이라는 힘든 현장일에 빈자리를 대신해서 작고하신 부모님 공양과 자녀들을 양육해준 사랑하는 부인에게 감사한다. 또한 구김살없이 잘 커준 아들과 딸에게도 고맙다”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여생동안 작가로서의 여정에는 흔들림없이 달릴 것을 재차 다짐했다.

그는 “자신 때문에 아이들을 키우느라 얼마 전, 늦깎이 그림 공부를 하고 있는 부인과 함께 수년 내 부부전을 여는 것을 목표로 더욱 작품활동에 매진할 것”이라고 야심찬 포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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