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군 斷想] 멀고도 먼 '군산 참홍어'의 전국화…몸값 제대로 인정받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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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군 斷想] 멀고도 먼 '군산 참홍어'의 전국화…몸값 제대로 인정받으려면?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4.06.18 11:01
  • 기사수정 2024-06-18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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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참홍어 브랜드화 전략· 수산물스마트 이력제 등 명품화사업 공략
전남 지자체들, ‘홍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 방안 추진 본격
군산 참홍어/사진 제공=군산시
군산 참홍어/사진 제공=군산시
정영욱 '투데이 군산' 대표
정영욱 '투데이 군산' 대표

호남권의 대표 식문화로 꼽히는 ‘홍어’를 놓고 전남권 지자체들의 발빠른 홍보와 역사 마케팅 노력이 본격화되고 있으나 군산시의 대응노력은 더딘 편이다.

본래 ‘홍어’는 전북을 비롯한 전남· 광주를 대표하는 호남(서해안권) 음식 중 하나다. 홍어는 숙성 시켜 먹는 유일한 생선인데 톡 쏘는 맛이 별미로 꼽힌다.

홍어 먹는 법은 호남권과 다른 지역간에는 다소 다르다.

호남의 식문화는 ‘홍어삼합’과 ‘홍탁’이다. 홍어에 돼지고기와 묶은 김치를 곁들여 먹는 게 홍어삼합이다.

여기에 서민들의 술인 막걸리가 빠질 수 없다. 이것을 홍어에 막걸리를 마시는 것을 홍탁이라고 한다.

홍어 앳국은 속풀이 해장국으로 최고다. 앳국은 홍어 내장과 보리 순을 된장에 풀어 끓인 국이다. 이 이외에도 회, 구이, 찜, 포 등 다양한 요리법이 있다. 아무튼 홍어는 버릴 게 하나도 없는 몇 안되는 어종이다.

예로부터 호남에서는 결혼이나 회갑 등 잔칫상은 물론 제삿 때도 빠지지 않고 오른 단골 음식이 홍어였다.

거의 1,000년간 유지해온 전라도란 이름으로 시작된 전라도 홍어였지만 근대기 이후 별개의 동네인 것처럼 되면서 특정지역의 음식인양 치부됐던 것도 사실이다.

일제강점기를 거쳐 현대들어 전남권에선 흑산도 홍어란 이름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독차지해왔다.

이런 사이에 홍어와 관련해서 전북이란 이름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하지만 최근 전남과 흑산도 홍어가 아닌 호남 서해안권의 어종인 전라도 홍어이자, 군산의 홍어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그 비상의 서막은 홍어 어획량 ‘전국 1위의 고장’이란 타이틀과 함께 비롯됐다.

2017년 군산에서 위판된 홍어는 총 4톤에 불과했었지만 2021년 1,576톤을 넘어선 이후 전국 어획량의 30%를 오르내리면서 전국적인 홍어 산지로 이름을 날린 흑산도의 어획량을 훌쩍 뛰어넘어버린 것.

실제 군산 홍어의 어획량은 △ 2021년 1,576톤 △ 2022년 1,352톤 △ 2023년 1,682톤 등으로 최근 3년간 전국 어획량의 25.4 ~ 32.6%를 차지하며 전국 최고 생산지로 떠올랐다. 올해도(3월말 현재) 751톤이 잡혀 전국의 29.2%를 점하며 그 위상을 확고히했다.

군산과 흑산도에서 잡히는 홍어는 DNA상 같은 어종이다.

가오리와 비슷한 마름모꼴로 수명은 5~ 6년이다. 기후 변화로 동중국해 난류가 서해로 유입되면서 4~5년 전부터 군산에 오징어· 고등어뿐 아니라 홍어 어장도 형성됐다는 게 군산시와 수협의 설명이다.

군산특산품 군산홍어 등장. / 사진=투군
군산특산품 군산홍어 등장. / 사진=투군

이렇게 ‘군산(참) 홍어’가 새롭게 부상한 것이다.

군산이 홍어의 본고장으로 자리잡게 한 것은 수온 상승으로 군산 어청도 인근에 홍어 어장이 새롭게 형성됐기 때문이다. 최근 어획량이 안정적으로 자리잡게 됐는데 이는 작년 7월부터 총허용어획량제도(TAC 적용)도 한몫했다. 군산홍어 배정물량만 1,351톤이다.

해수부가 사상 최초로 시도에 배정한 허용 어획량은 최근 3년간 어획량을 기준으로 산정한 것이어서 전북이 국내 최고 홍어 주산지 중 하나임을 공식적으로 인정받게 된 셈이다.

이에 시는 전국적인 어획량을 감안, ‘군산참홍어’의 명품화지원사업을 위해 지역특화수산물 마케팅 홍보비 지원과 지역특화수산물 포장재 지원, 수산물 스마트 이력제 도입 용역 등을 서두르고 있다. 여기에다 유튜브와 각종 언론 등에도 지역특산품 홍보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맞서는 기존 전남 서해권 지자체들의 반격은 엄청나다.

군산 홍어가 정상적인 입지를 굳혀 가는 시기에 신안군(흑산도)와 나주· 목포시 등 전남권의 지자체들의 반격은 상상이상이다. 이들 지자체들은 좀더 역사적이고 체계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등 총력적인 ‘홍어전쟁’을 전개하고 있다.

앞서 흑산 홍어잡이는 2021년 국가 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됐다.

여기에다 지난 4월 ‘홍어 식문화’에 대해 국가문화유산 지정 신청서도 제출했을 뿐 아니라 ‘홍어 식문화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 등재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지자체들은 협의체를 구성한 뒤 홍어잡이와 유통, 음식 등 홍어와 관련된 자료 공유와 학술연구 등을 함께 하기로 했다 하니 우린 군산이 처한 상황은 만만치 않다 하겠다.

군산이 ‘홍어전쟁’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지 여부는 오직 홍어의 요리법 홍보와 세프를 양성하거나 육성하는 가칭 홍어학교 등을 제대로 만들어 운영해야 홍어의 적자(嫡子)로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

그 출발은 군산홍어의 제값받기와 체계적이고 다양한 요리법 발굴과 계승, 역사적인 스토리텔링 등이 시급한 과제가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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