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희 교수의 메디컬 인사이트] “나이 들수록 어떤 운동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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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희 교수의 메디컬 인사이트] “나이 들수록 어떤 운동을 해야 할까?”
  • 김다희 초당대학교 의약관리학과 교수 (의학박사)
  • 승인 2026.10.12 18:39
  • 기사수정 2026-10-12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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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부터 달라지는 몸 ②
김다희 교수
김다희 교수

“나이가 들수록 운동을 해야 한다는데, 도대체 어떤 운동을 해야 할까?”

마흔을 넘어서면 운동에 대한 고민도 달라진다. 젊을 때는 살을 빼거나 체력을 키우기 위해 운동했다면, 중년 이후에는 여기저기 불편한 관절 때문에 운동을 시작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무릎이 아프고, 허리가 뻐근하고, 어깨도 예전 같지 않다. 그래서 가장 쉽게 선택하는 운동이 바로 걷기다.

걷기는 특별한 장비가 필요하지 않고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좋은 유산소운동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볼 것이 있다. ‘걷는다’고 해서 모든 걷기가 같은 운동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다.

산책과 운동으로서의 걷기는 다르다. 평소 출퇴근을 하거나 장을 보면서 천천히 걷는 것도 신체활동으로서 충분히 의미가 있다.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고 자주 움직이는 것 자체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심폐체력 향상을 목적으로 ‘걷기 운동’을 한다면 조금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일반적인 성인은 일주일에 중강도 유산소 신체활동을 150분 이상 하는 것을 목표로 삼을 수 있다. 이를 쉽게 나누면 하루 30분씩 주 5일 정도다.

그렇다면 얼마나 빠르게 걸어야 할까?

걷는 동안 평소보다 호흡과 심박수가 빨라지고 몸에 약간 열이 나면서, 조금 숨이 차지만 옆 사람과 짧은 대화는 가능한 정도가 중강도 운동을 판단하는 쉬운 방법이다. 평소 산책하듯 천천히 걷는 것보다는 보폭과 속도를 조금 높여 빠르게 걷는 것이다.

처음부터 30분을 계속 걸을 필요도 없다. 운동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나 관절이 불편한 사람은 10~15분 정도부터 시작해 점차 시간을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중요한 것은 어느 날 한 시간 몰아서 걷고 며칠 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체력에 맞는 강도로 꾸준히 반복하는 것이다.

걷기만 열심히 하면 충분할까?

여기서 중년 이후의 운동에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있다. 걷기는 매우 좋은 운동이지만 걷기만으로 모든 신체기능을 충분히 유지하기는 어렵다. 나이가 들면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심폐체력뿐만 아니라 근육의 힘과 기능이다. 특히 몸을 움직이는 힘만큼 중요한 것이 몸을 안정적으로 지탱하는 힘이다. 근육의 역할을 이해하기 쉽게 나누어 생각해보자. 팔과 다리를 움직여 큰 동작을 만들어내는 데 주로 기여하는 근육이 있는 반면, 척추와 골반, 관절 주변에서 몸의 정렬을 유지하고 움직임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돕는 근육들도 있다. 흔히 전자를 ‘운동근’, 후자를 이해하기 쉽게 ‘지지근’ 또는 ‘안정화 근육’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젊을 때는 달리고, 뛰고,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는 ‘움직이는 힘’에 관심을 두기 쉽다. 하지만 중년 이후에는 여기에 한 가지 능력을 더 챙겨야 한다.

바로 ‘버티는 힘’이다.

나이가 들수록 ‘버티는 힘’을 키워야 한다. 사람의 몸은 가만히 서 있을 때조차 수많은 근육이 끊임없이 자세를 조절한다. 척추와 골반의 정렬을 유지하고 어깨와 몸통이 무너지지 않도록 지지하는 근육들이 제 역할을 해야 우리는 안정적인 자세로 서고 걷고 움직일 수 있다.

이러한 자세 안정화 능력을 훈련하는 방법 중 하나가 등척성 운동(isometric exercise)이다.

등척성 운동은 관절을 크게 움직이지 않은 상태에서 근육에 힘을 주고 일정 시간 자세를 유지하는 운동이다. 대표적인 예가 플랭크(plank)다. 플랭크는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히 엎드려 버티는 운동처럼 보이지만, 복부와 몸통을 중심으로 여러 근육이 함께 작용하면서 척추와 골반의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하도록 훈련한다.

플랭크 외에도 브리지, 벽에 등을 대고 앉은 자세를 유지하는 월싯 등 다양한 등척성 운동을 활용할 수 있다. 처음부터 1분씩 버틸 필요는 없다. 오히려 자세가 무너진 상태에서 오래 버티는 것보다 정확한 자세로 짧게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처음 운동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상태에 따라 10~20초 정도 유지하고 휴식한 뒤 2~3회 반복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익숙해지면 20~30초 이상으로 조금씩 시간을 늘려간다.

플랭크를 할 때 허리가 아래로 처지거나 엉덩이가 지나치게 올라간다면 운동시간을 늘리기보다 먼저 자세를 바로잡아야 한다. 어깨나 허리에 통증이 나타난다면 무리해서 버티지 말고 운동 방법과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중년의 운동, ‘얼마나 많이’보다 ‘어떻게’가 중요하다

그렇다고 나이가 들수록 관절을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관절의 가동범위를 유지하기 위한 스트레칭과 유연성 운동도 필요하고, 걷기와 같은 유산소운동도 중요하며, 근력을 유지하기 위한 저항운동 역시 필요하다.

결국 중년 이후의 운동은 어느 하나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 유연성·가동성 운동, 그리고 자세 안정화 운동을 함께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우선 빠르게 걷기 30분을 주 5일 정도 목표로 하고, 여기에 주 2~3회 정도의 근력 및 자세 안정화 운동을 더해보자. 플랭크나 브리지처럼 집에서도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부터 시작해도 좋다. 관절 통증이나 만성질환이 있다면 자신의 상태에 맞게 운동 종류와 강도를 조절해야 한다. 나이가 들수록 운동의 목표도 달라져야 한다. 얼마나 빨리 뛰는가, 얼마나 무거운 것을 드는가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내 척추를 안정적으로 지탱할 수 있는가.

내 골반의 정렬을 유지할 수 있는가.

그리고 그 안정된 몸으로 오래 걷고, 일하고, 일상생활을 지속할 수 있는가.

마흔 이후의 운동에서는 ‘잘 움직이는 힘’과 함께 ‘잘 버티는 힘’을 길러야 한다.

우리가 운동을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젊었을 때의 몸으로 돌아가기 위해서가 아니다. 앞으로 살아갈 수십 년 동안 내 몸을 스스로 지탱하고 원하는 곳으로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서다. 다음 회에서는 체중계의 숫자에서 조금 벗어나 보려 한다. 건강하게 나이 든다는 것은 단순히 몇 킬로그램을 빼는 것일까? 근육량, 허리둘레, 균형능력, 수면과 생활습관까지, ‘잘 늙는 몸’을 만드는 조건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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