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1924~2009) 대통령은 전남 신안군 하의면 후광리 출신이다. 그는 태어난 마을 '후광'을 평생 아호로 삼을 정도로 고향을 사랑하였다.
훗날 끝없이 펼쳐지는 수평선과 파도, 물새, 푸른 바다 위로 쏟아지는 햇살에서 꿈과 용기 그리고 예술적 영감을 받았다고 회고한 것에서도 잘 나타난다.
그는 고향에서 초등학교(4년제) 다니다가 목포로 유학, 목포상업학교(5년제) 졸업한다.
김대중(DJ)은 섬에서 태어난 꿈 많은 청년이었다.
자신이 쓴 책(<다시,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1993) 서문에 "우리나라를 정의로운 사회로 만들어 고통받고 있는 사람에게도 나라의 혜택이 고루 미치도록 하고 싶었고, 통일을 이루어 7천만 민족이 아시아 태평양 시대의 주역으로 함께 등장하도록 하고 싶었으며, 한국이 세계의 당당한 선진국이 되어 5천 년 역사의 결실을 이루도록 하고 싶었습니다."라고 적었다.
DJ는 1954년 정치에 입문한다.
이후 그의 꿈은 더욱 원대해진다. 1980년대까지 군부독재에 맞서 민주화운동 펼쳤다. 1997년 12월 헌정사상 최초로 수평적 정권교체 이뤄내고 이듬해 2월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그는 '준비된 대통령'이었다. IMF 외환위기를 최단기간에 극복해 내고,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6·15 남북공동선언)을 성사시킨다.
그해 12월 노벨평화상 받았으며, 퇴임 후에도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다가 2009년 8월 18일 유명을 달리하였다.
그의 파란만장했던 일생은 혹독한 겨울을 이겨낸 '인동초의 삶'으로 한국 현대사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가 남긴 발자취는 굴곡진 한국 현대사를 보는 듯하다.
1971년 의문의 교통사고를 비롯해 동경 팔레스호텔 납치 사건(1973), 가택연금 및 사형선고(1980), 국외 망명(1982~), 대통령 당선(1997), 남북정상회담 개최(2000), 노벨평화상 수상(2000) 등의 기록에서는 '기적과도 같은 삶을 살았구나!' 소리가 절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