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중·고 농구부 창단 앞장선 故 홍문길 전 감독의 40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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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중·고 농구부 창단 앞장선 故 홍문길 전 감독의 40주기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4.01.22 17:52
  • 기사수정 2024-01-22 17: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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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 1953년까지 감독 생활… 군산학교농구 개척한 체육계 원로
선친 홍종필 목사… 개복교회 시무 등 교계지도자 교회발전 헌신
홍종필 목사(선친)/ 홍난파(장인)→ 본인/부인 → 홍익표 전 부총장(子)
홍문길 전 군산중고부 감독. / 사진= 가족 제공
홍문길 전 군산중고부 감독. / 사진= 가족 제공

올해는 척박한 군산농구사를 개척한 ‘홍난파의 사위’ 홍문길 전 군산중·고부 감독(1914~ 1984)의 40주기다.

‘군산중·고 개교 100년사 편찬위원회(위원장 문정일)’가 최근 홍 전감독의 농구발전 헌신에 대한 재평가에 나섰다. 이는 군산중·고 개교 100년사의 기록차원에서 비롯됐다.

이에 군산중고 100년사의 (농구 창단 등과 관련)한 페이지를 장식할 것으로 알려졌다.

군산 농구를 얘기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원로 중의 원로가 홍 전감독과 오수철 전 감독(작고). 이들이 기록상 군산출신 농구선수의 최초다.

두 감독의 헌신으로 군산이 농구도시로 발돋움했다는 게 정설이다.

홍 감독은 1929년, 오 전 감독은 2년 후 각각 평양숭실중에 입학하면서 농구선수로 본격적인 활약이 시작됐다.

이후 홍 감독은 연희전문학교(1935년)에서, 오 전 감독은 보성전문학교로 각각 진학했다.

홍 감독이 뛰던 연희전문(현 연세대)은 1935년 전일본농구대회에서 우승을 차지, 그 선수들이 주축이 돼 베를린 올림픽(1936년)에 출전했다는 것이 당시 신문보도다.

하지만 홍 감독의 선수로서 활약상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아 아쉬울 뿐이다.

반면 오 감독은 보성전문(현 고려대) 농구팀의 일원으로 전 일본농구선수권 대회에서 3년 연속(1938~ 1940) 우승을 차지했을 뿐 아니라 당시 신문들로부터 찬스 메이커로 찬사를 받았다는 게 군산시사(2000년 제작)의 기록이다.

또 광복 후에는 전북체육인 가운데 처음으로 런던올림픽(1948년)에 국가대표로 출전했다.

이들 군산농구의 선구자들은 전문학교 졸업한 뒤 어느 정도 선수생활을 하다가 1943년쯤 고향 군산으로 돌아온다.

‘군산시사’에 따르면 1946년 군산중(홍문길)과 당시 군산상고(오수철)농구부를 창단, 각각의 학교에서 지도를 맡았다.

이때부터 군산의 농구는 일반팀에서 학교 중심의 스포츠로 자리잡게 됐다는 평가가 군산시사(2000년 편찬)의 기록이다.

군산시사에 따르면 이들 농구 1세대는 이 시기에 김봉희, 조봉구, 김점봉, 정영만, 조준구, 이명구 등을 육성한데 이어 지역농구발전에 헌신했다.

당시 군중 농구부는 1946년부터 1948년까지 3년간 전북을 넘어 호남의 왕자로 군림했단다.

이때, 학교에서 육성해 농구선수로 활동한 이들로는 고병업, 김봉원, 박판길(1929~1998: 작곡가), 김갑균, 정규호 등이 있다.

그러면 홍 감독은 어떤 사람이었나.

홍 감독은 우리나라 가곡의 선구자였던 홍난파 선생의 큰 사위이자 일제강점기 개복교회 5대 목사이자 교계 지도자였던 홍종필 목사의 아들.

군산고 농구부 60년사에 따르면 홍 감독은 1949~1953년까지 감독을 맡은 것으로 나와있다.

그후에도 꾸준히 제자들과 교감해 60· 70년대까지 농구발전에 힘써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가 감독을 맡고 있을 당시 미국 빅토리아 농구단이 군산고를 방문, 꿈나무들과 친선경기를 가졌을 뿐 아니라 다양한 농구 묘기를 보여줬다는 게 그의 아들 홍익표 전 부총장의 얘기다. ‘농구의 고장’ 미국의 선진기술을 전수받을 수 있는 장이자 역할도 했단다.

홍 감독은 한전에 다니면서 군산중·고 농구부 발전에 앞장섰고 후에 군산항 하역용역회사인 다유기업을 운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구협회의 핵심 임원으로도 활약했다는 게 아들 홍익표 전 부총장의 증언이다.

이런 내용은 생존 당시 만난 김병남(작고) 전 서해방송 보도국장은 2010년 가을 농구부와 관련된 재미난 이야기를 들려준 적이 있다.

직접 제자는 아니지만 그 당시를 소상하게 기억하는 60년대 고교에서 농구선수로 활동한 서울거주 한 인사는 “직접 제자는 아니었지만 홍 전감독의 지도로 고대 대신 연세대를 선택해서 그곳에서 선수생활을 했다”면서 홍난파의 큰 사위라는 내용도 정확히 기억해냈다.

문정일 군산중·고 개교 100년사 편찬위원장은 “오늘날 군산중고 농구부 역사는 홍문길 전 감독의 헌신과 노력없이 그 어떤 것도 얘기할 수 없을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한편 홍 감독의 가계도를 보면 흥미진진한 내용들로 가득하다.

홍종필 목사(선친)/ 홍난파(장인) 선생에 이어 홍 전 감독(부인 홍숙임) 부부의 아들은 홍익표 전 부총장이다. 우리나라 가곡의 선구자인 홍난파 선생이 홍 전 부총장의 외할아버지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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