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4월 임피‧나포 대형산불 이야기… 불주사 사수작전(?)
필자와 얽힌 안창호 전 자치국장, 최민호 웃담사장, 다른 공직자 등
나포 십자뜰의 생성이 그렇듯 수많은 간척의 연속선 상에 있었을 뿐 아니라 풍요로움을 선사해왔다.
금강과 인접해서 그런 이유인지는 몰라도 나포는 수해 등과 같은 크고 작은 자연재해에 빈번했다.
과거에는 화마로 인한 대형산불이 지역의 환경을 파괴했고 최근엔 기후변화로 빚어진 상황 때문에 일어나는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기록적인 폭우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2002년 4월5일 화마에 휩쓸렸던 군산시 나포면 옥곤리 망해산에서 7년만(2009년)에 또 산불이 발생, 임야 5ha를 태우는 피해를 입었다
최근엔 산불피해 이외에도 물난리가 이어지고 있다.
2025년 9월7일 오전 7시까지 군산지역에는 평균 149㎜의 폭우가 쏟아졌다. 지역별로는 나포면이 284㎜로 가장 많은 비가 내렸고 성산면 270㎜, 소룡동 251㎜, 나운·흥남동 237㎜, 대야면 236㎜ 등이 쏟아졌다.
앞서 2024년 7월 8일부터 10일까지 이어진 호우 피해지역 조사 결과 특별재난지역 선포 기준액에 충족하는 군산시(성산면·나포면) 등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추가로 지정했다.]
필자는 나포와 관련된 에피소드와 소중한 인연들을 끝으로 이곳의 이야기들을 마무리해야 할 것 같다.
# 인연 1 = 안창호(60) 전 군산시청 자치행정국장은 고교후배로 온후한 인간미를 지닌 공직자였다.
그는 군산에서 언론인으로 근무하면서 맺은 후배로 삼국지의 장비와 같은 신체적인 조건에도 부드러운 사람으로 주변에 늘 사람들이 끊이질 않았다. 청소년기 어려운 삶 속에서 꿋꿋함과 특유의 성실함으로 7급 공채로 입직한 뒤 장모님을 모시면서 나포의 문화마을에서 수십년을 보냈다. 병마 속에 있는 장모님을 여전히 잘 모시면서 주변과 늘 소통하는 온후한 카리스마로 공직을 마치고 어느 덧 60대에 진입했다.
다소 먼 통근거리에도 이른 시간에 나와 근무했을 뿐 아니라 항상 다른 사람을 위해 노력하는 선한 마음을 지닌 그런 후배였다.
다자녀를 둔 그는 요즘도 시간이 나면 텃밭 등과 같은 농사를 짓고 있고 최근엔 지역의 한 회사에 들어가 새롭게 인생 2막을 펼쳐가고 있다.
# 인연 2= 최민호(65) 웃담 사장은 동안의 얼굴을 한 사회의 선배다.
사회에서 만났는데 처음에는 취재하면서 만난 사업가였다. 그는 불주사 앞 마을에서 오랫동안 지역 특산품이자 유명 요구르트라 할 수 있는 ‘웃담’의 사장이다.
오직 지역 최고의 요구르트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노력 끝에 나포면 장상리에서 젖소 100 여 마리를 키우고 있는 최민호 사장.
그는 2008년 4월 자신의 목장에서 생산되는 우유를 활용해 프리미엄 농후발효유 제품 ‘웃담’을 출시해 절찬리에 판매되고 있다.
건강한 웃음이 담겼다는 뜻의 ‘웃담’은 최 사장은 새벽에 짠 우유로 만들어 신선도가 높고, 우유 함량이 94.5%에 달해 농도가 짙은 게 특징.
처음엔 웃담이란 제품의 존재를 몰랐는데 시의회의 회기동안 우연히 올라갔더니 책상에 의회 관계자가 차담용 요구르트를 권해 먹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요구르트였다.
그가 이 제품을 개발한 것은 2002년 우유 쿼터제(계획생산제)가 실시된 이후 잉여원유를 활용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하면서 비롯됐다.
그는 2003년 우유로 치즈와 아이스크림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는 일본 북해도의 한 목장을 견학하면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그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순천대에서 목장형 유가공 교과과정을 수료하고, 낙농 선진국인 독일의 기술을 습득하는 등 철저한 준비과정을 거쳤다.
그는 또 자신의 목장에 젖짜기와 치즈· 아이스크림 만들기 등과 같은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 농촌체험 교육장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그는 고운 마음씨를 지닌 낙농인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오가는 선후배 등 지인에게 넉넉한 마음으로 자신의 인기 상품을 선사하기도 한단다. 그래서 한번 맛을 본 이는 다시 찾는 요구르트로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
# 인연 3= 아마 나포와 인연 중 잊을 수 없는 일은 2002년 4월5일 임피와 나포면의 야산들을 거의 태운 산불사고였다.
이날 불은 오전 10시 30분께 군산시 임피면 축산리 축성산 인근에서 불이 나 현재 2.5㏊를 태우고 인근 성산면과 나포면 등의 산으로 번진 대형산불이다.
이날은 식목일이었는데, 당시는 지금과 달리 공휴일이었고 금요일이어서 시청 선후배들과 점심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산불이 났다는 것이었다.
밥을 먹는 둥 마는 둥 하며 1차 저지선이 있는 성산면의 야산 밑 어느 저수지에 있었는데 이미 불가항력으로 번지고 있었다.
차츰 임피와 성산을 거쳐 나포로 향하는 불길 때문에 저녁 무렵엔 나포면 소재 불주사로 집결했다. 여기에는 임갑수 전 국장을 비롯한 강민규 전국장, 김진권 전국장, 조경수 전 국장 등 시청 관계자 50여명이 자리를 지키면서 상황에 대비하고 있었다.
따닥따닥하는 소리와 함께 초저녁의 공기를 가르면서 불길이 불주사로 향했고 시청의 고위간부와 최악의 사태에선 맞불이라도 놓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등 의견이 분분했다.
저녁에 불주사측에서 준 저녁을 먹고 기다리다가 거의 불주사 인근의 산까지 불길이 휩싸이면서 이곳의 사찰과 문화재가 절체절명의 상황을 맞았다. 이제 비가 와서 자연진화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는데 소룡동과 비응도 인근에 비가 오고 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그러면 이곳까지 비구름과 함께 온 비가 온다면 하는 바람뿐… 속절없는 마음이 타들어갔다.
얼마나 됐을까.
고대하고 고대하던 비가 한방울 한방울씩 내리기 시작하자 환성이 터졌다.
어느새 물줄기가 굶어지더니 소낙비처럼 내려 봄비에 자연 진화되는 상황을 맞은 것이다.
지금껏 어린 시절, 재미나게 놀던 때를 제외하고 이때와 같은 소낙비처럼 반가운 비는 없었다.
이렇게 해서 오랫동안 이곳의 야산들은 붉거나 검게 탄 채로 있었는데 20년이 지나면서 그 환경은 변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 시기엔 이곳의 임도를 활용한 라이더들이 붐벼 임도의 관광자원론이 나왔을 정도다.
*후기
최근에 도심 생활에 지친 이들이 나포의 야산을 뒤로 하고 집을 짓거나 이곳을 사서 이주하는 이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런 흐름인지 모르지만 장관을 지낸 영화배우 출신과 그의 형이자 유명 영화제작자 겸 대표가 이곳의 가옥을 구입,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