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과 김제의 새만금땅 오랜 다툼에도 道는 팔짱만 낀 채 '하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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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과 김제의 새만금땅 오랜 다툼에도 道는 팔짱만 낀 채 '하품'
  • 신수철 기자
  • 승인 2023.11.23 11:10
  • 기사수정 2023-11-28 0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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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지킴이 범시민위원회와 군산시가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새만금 행정수역 사수를 위한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군산시의회
새만금지킴이 범시민위원회와 군산시가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 앞에서 새만금 행정수역 사수를 위한 집회를 열고 있다/사진=군산시의회

새만금 관할권을 두고 군산과 김제가 오랫동안 갈등이 이어지면서 이제라도 전북도가 중재 및 조정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두 지역 간 갈등과 대립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전북도의 역할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군산과 김제는 최근 새만금신항만 방파제와 농생명용지 만경 7공구 방수제, 김제 심포항~새만금 신항만 간 동서도로 등 3곳의 관할권을 놓고 다툼 중이다. 

행정안전부 중앙분쟁조정위원회는 새만금신항만 방파제 등을 군산과 김제 중 어느 곳에 귀속하는게 타당한 지를 놓고 지금까지 다섯 차례 심의했으나 결론을 못냈다. 

일부에서는 중분위의 판단이 총선 이후로 늦춰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새만금개발청 등 정부의 새만금 기본계획 재수립 이후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두 지역 간 끊임 없는 갈등이 정부로서도 부담을 갖지 않을 수 없기 때문으로 읽혀진다.

# 10년 넘게 진행 중인 군산과 김제 간 새만금 관할권 갈등

사실 두 지역 간 앙금은 새만금 방조제 관할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군산과 김제, 부안 등 새만금 3개 시군은 2010년 방조제 완공에 따른 간척사업으로 얻은 토지의 행정 관할권을 두고 다툼을 벌여왔다. 

지난 2015년 행정안전부는 새만금 1호 방조제는 부안군, 2호 방조제는 김제시, 3·4호 방조제는 군산시로 결정했다. 

군산시는 1·2호 방조제 관할권 결정에 불복해 법적 다툼을 벌였지만 대법원은 행정안전부의 손을 들어줬다.

현재 군산시는 행정안전부의 그 판단 근거가 된 '구 지방자치법 제4조 제3항'과 관련해 헌법재판소에 위헌 소원을 낸 상태다. 

# 두 지역 간 싸움에도 팔짱만 낀 채 먼산만 바라보는 전북도

이런 상황에도 전북도의 중재 능력이 실종됐다는 비판은 끊이질 않고 있다.

군산과 김제 두 동생이 새만금 땅을 놓고 서로 자기 것이라고 쌈박질을 하고 있는데도 큰 형격인 전북도가 말리기는 커녕 옆에서 팔짱만 끼고 구경하고 있는 꼴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큰 형 자신 보다 나이가 더 많고 키가 크며 힘이 센 이웃집 형이 이 싸움을 말려주기만을 목을 빼고 기다리고 있다. 

전북도라는 큰 형은 이 싸움을 말리지 못하는 이유가 두 친동생 중 어느 한쪽 편만을 들 수가 없기 때문이라 했다. 

그게 자신과 두 동생을 위하는 최선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두 동생의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는 것을 큰 형은 간과하고 있다. 

# '있으나 마나'한 전북도의 공공갈등 예방 및 조정 조례

'전라북도 공공갈등 예방 및 조정에 관한 조례'도 무용지물이다. 

이 조례는 도내에서 발생한 갈등의 조정과 관리 및 해결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한 경우 사안별로 갈등조정협의회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새만금에 대한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도 올해 갈등의 조정과 관리를 위해 단 한번도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다. 

도는 지난 5월 이 조례를 고쳐 '갈등조정위원회'를 '갈등관리심의위원회'로 이름만 바꿨을 뿐 조례에 근거한 어떠한 노력의 모습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반면 경기도는 군 공항 이전 문제로 관련 시군의 갈등이 깊어지자 선제적으로 관여하거나 개입했다.

지차체 간 갈등을 방치할 경우 도 전체적으로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판단해 중재 역할을 적극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이런데에는 경기도가 지역 사이에서 정치적 득실 등 복잡한 셈법을 배제했기에 가능했다.  

# "두 지역 새만금 관할권 갈등 道가 직접 나서야" 목소리 높아져

이러다보니 군산시와 김제시 간의 새만금 관할권 갈등을 조정하기 위해 전라북도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문승우 도의원은 지난 10월 도정질의를 통해 관할권 갈등으로 새만금 신항만 등의 사업이 중앙분쟁조정위원회 안건으로 올라가 있다며 전라북도의 중재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앞으로도 부지와 기반시설이 완공될 때 마다 어김 없이 분쟁을 예고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남은 부지가 많고 분쟁을 통해 서로 상처나고, 분열의 지역 이기주의가 팽배해지고 있는데 전북도가 왜 분쟁조정에 나서지 않으냐"고 따져 물었다. 

김관영 지사는 이에 대해 "양쪽의 주장과 입장이 첨예한 상황으로 직접 단체장과 의회 의장을 비롯한 의원과의 면담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중재노력을 하고 있다"고 답했었다. 

군산시의회 김영일 의장도 언론 기고를 통해 "전북도의 무능한 조정능력에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목소리 톤을 올렸다. 

이어 "지금 이 순간까지 새만금 파국의 당사자인 전북도가 도대체 노력을 하고 있는지, 또 어떤 결과를 내었는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전북도의 역할과 능력 부족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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