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의회가 의원들의 의정활동 역량강화를 위한 의원역량개발비를 편법으로 사용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경봉 의원(사선거구/나운1동·나운2동)은 13일 제260회 제2차 정례회 1차 본회의 5분발언을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한 의원에 따르면 올해 시의회 의원 교육비인 '의원 역량개발비' 예산은 의원 1인 당 공공위탁교육 50만원, 민간위탁교육 65만원이 수립돼 있다.
의원역량개발비는 의정활동과정과 관련해 의원 개개인의 역량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하지만 한 의원은 이 같은 예산을 시의회가 편법으로 사용됐다고 지적한 뒤 그 사례를 꺼내들었다.
특히 시의회가 의원역량 교육비를 의원의 동의도 없이 사용했다고도 덧붙였다.
한 의원의 말을 빌리면 시의회는 지난 8월 전남 순천 한국지방자치교육원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탁교육을 실시했다.
이 교육에는 예결위 위원 총 아홉 명 중 여덞 명이 참석했다.
그런데 여덞 명 중 한 명은 이미 상반기에 교육비를 사용했고, 두 명은 이후 교육비를 추가로 사용해 두 차례나 역량강화 교육을 받은 상황이라는 것.
이에 한 의원은 이들 두 명의 의원이 사용한 교육비는 누구의 것인지? 물었다.
심지어 역량교육을 가려던 동료 의원 한 명이 이미 예결위 워크샵에서 교육비를 사용했다는 시의회의 말에 "왜 허락도 없이 교육비를 썼냐"고 항의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러자 시의회는 몰래 다른 의원의 교육비로 교육을 보내주는 편법을 썼다고 한 의원은 폭로했다.
두 명의 의원은 상반기에 교육을 받았기에 의원역량개발비로 워크샵 교육을 받으면 안되는 상황. 즉 2명은 역량개발비가 아닌 의정공통경비를 사용해 교육을 받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제는 의정공통경비의 경우 국내여비 20만원 이내로 지출하면 되는데, 의원역량개발비로 사용하다 보니 그 보다 세 배가 더 많은 65만원을 사용하게 됐다.
다시 말해 의정공통경비로 워크샵을 진행했더라면 200여 만원으로도 충분했지만, 결국 870여만원의 막대한 예산을 쓰게 됐다는 게 한 의원의 판단이다.
시의회의 편법 사용은 이 뿐만 아니다.
해당 교육의 경우 수행직원 다섯 명이 참석했는데 예산 및 결산 교육이 필요 없는 수행 직원들까지 역량 교육에 포함시켰다고 했다.
특히 교육도 받지 않고 순천까지 태워다 주고만 온 운전담당 직원까지 65만원을 지출했다는 것이다.
직원의 경우 지출항목이 '역동적인 의정활동 홍보비'였다는 게 한 의원의 주장이다.
한 의원은 5분 발언 말미에 "예산은 항목에 맞춰 집행해야 하는데 매번 이런 식의 전용이 이루어진다면 소중한 시민의 혈세를 어떻게 믿고 맡기겠냐"고 따졌다.
그러면서 "시의회의 이런 상황에 대해 시의원으로서 시민 여러분께 먼저 죄송하다는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5분발언 직후 김영일 의장도 시의회를 대표해 공식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