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군산군도 광역해양레저체험복합단지 조성사업에 따라 사라질 위기에 놓인 옛 무녀도 정수장 터 일대 염습지를 보전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군산환경운동연합(공동대표 임춘희, 남대진, 이하 환운연)은 16일 논평을 통해 "광역해양레저체험복합단지 사업자체를 반대할 생각은 없다"면서 이 같이 주장했다.
하지만 환운연은 "이 사업으로 인해 길게는 40년 이상 보존되어온 옛 무녀도 정수장 터 일대 염습지가 난개발로 자칫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우려했다.
염습지는 매일 또는 자주 염수나 반염수가 넘쳐 흐르며, 무성한 풀이나 사초·등심초 같은 풀과 유사한 식물로 덮여 있는 배수가 잘 되지 않는 평탄한 저지대를 일컫는다. 염습지는 생물다양성을 지원하며, 해양환경의 건강과 기능에 기여하는 매우 가치 있는 생태계로 알려져 있다.
환운연은 "정수장과 바다로 이어지는 곳은 대부분 과거 염전이었던 곳이다"며 "지금은 상당한 가치가 있는 염습지로 보존되고 있는 상태다"고 강조했다.
만약 "옛 정수장 터와 주변의 바다에 여러 레저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이 곳은 매립을 통해 주차장을 만들고 상가건물들이 들어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결국 이 곳의 습지는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게 환운연의 판단이다.
그러면서 환운연은 "무조건 습지를 그대로 두자는 것은 아니다"며 "해양레저단지와 연계해 습지를 보존하면서 생태체험장으로 활용하면 일거양득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곳이 염전 터인 것을 고려해 작은 염전을 만들고, 소금 만들기 체험장을 조성하거나 또는 소금 박물관과 탐방로를 만들어 순천만과 같이 거닐면서 습지를 관찰토록 하자는 것이다.
특히 "이미 선유도에서 매립을 중단하고 흰발농게를 보존해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과 연결 짓는다면 훌륭한 생태체험장이 될 것"으로 제안했다.
환운연은 "습지를 메워 건물을 짓는 건 가장 쉬운 돈벌이지만 고군산군도를 생태와 환경을 보존해 청정관광지로 자리매김한다면 그 가치가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고군산군도 광역해양레저체험복합단지 조성사업이 이달 본격화될 계획이다. 고군산군도 옛무녀도 정수장 터에 해양레저체험과 산림휴양을 위한 광역해양레저단지 조성사업이 업체선정을 마무리 짓고 내달 중순부터 본공사가 시작된다.
이 사업은 군산시의 고용 및 산업 위기 지역 지정에 따른 경기 활성화 지원을 위해 해양수산부 SOC사업에 반영되면서 시작됐다. 지난 2019년 타당성 조사용역으로 시작한 이 사업은 내년 말 완공할 예정이다. 총사업비만 386억9,000만원에 달한다. 이 중 193억4,500만원을 국비에서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