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포해양테마공원 ‘밀리터리' 장비 존치와 철거 재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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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포해양테마공원 ‘밀리터리' 장비 존치와 철거 재논란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2.12.30 15:47
  • 기사수정 2023-01-02 13: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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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한 고민을 … 역사공간 부조화 vs 전적지ㆍ 관광지 활용 목소리도
전국 첫 면 단위 국가등록문화재로 지정된 ‘ 내항역사문화공간’과 상반
관광자원 활용하고 있는 다른지역 밀리터미 테마공원 붐과 역행 지적
군산내항의 진포해양테마공원. / 사진=투데이군산
군산내항의 진포해양테마공원. / 사진=투데이군산

군산 내항의 ‘진포해양테마공원’ 내 전시된 밀리터리 장비와 그 전시공간을 놓고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곳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측의 입장에 따라 존치(또는 신중론)와 철거(용도폐기론)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쪽에서는 이곳을 역사문화공간이란 측면을 강조하면서 철거를 주장하는 측도 있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관광자원 활용 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도 있다.

이같은 논란은 ‘군산내항 역사문화공간 학술조사 및 종합정비계획 수립용역’ 결과와 밀리터리 장비 전시공간이 상호충돌한다는 점이다. 특히 다수의 밀리터리 장비들이 임대 기간 만료(매년 1년 단위 재연장)와 만료를 앞둔 만큼 국방부에 반환조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더 촉발되는 모양세다.

2008년 개관한 진포해양테마공원은 고려 말 최무선 장군이 함포를 만들어 왜선을 500여 척이나 물리쳤던 진포대첩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해양공원으로 그동안 근대역사박물관과 함께 내항관광을 이끈 핵심 공간이었다.

2만3,000여㎡의 부지에는 한국전과 월남전 등에 투입됐던 위봉함을 비롯한 해군함정, 장갑차, 자주포, 전투기 등 나라를 지키기 위해 최일선에서 활동하다가 퇴역한 육· 해· 공군 장비 13종 16대를 볼 수 있다.

어린이이나 청소년층으로부터 사랑받아온 이 테마공원은 도내에서 보기 힘든 밀리터리 테마관광지의 효시였을 뿐 버려진 내항주변을 새로운 관광지로 거듭나게 했다.

하지만 군산내항 역사문화공간 종합정비 용역에서 이 공원을 철거하는 안이 제시된 것이다. 물론 확정안은 아니지만 전문용역결과와 향후 내항의 활용 등을 고려, 밀리터리 테마공원으로 적합하지 않다는 원론적인 주장을 펴고 있다.

시에 따르면 2018년 전국 최초로 면 단위 국가등록문화재(제719호)로 지정된 ‘군산 내항 역사문화공간’에 대한 종합정비가 올해부터 본격화됐다.

이 사업은 내항 일원의 근대문화유산 등 역사문화자원의 보존 및 활용을 통해 옛 모습을 회복하고 역사·문화적 가치를 되살려 지역 관광지 활성화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것.

앞서 시는 6억 원을 들여 ‘군산 내항 역사문화공간 학술조사 및 종합정비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했었다.

이 용역에는 군산항역과 상옥창고 및 미곡창고, 산업유산 및 단위건물유산 등 옛 경관 회복과 문화재와 단위 건물 유산이 지속적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보존 가치에 생활 편의성을 더한다는 내용이다.

특히 진포해양테마공원이 위치한 일제강점기 블록(내항2길)에는 뜬다리 부두 복원과 호원시설 정비에 따른 항만경관 회복, ‘뜬다리 부두- 상옥창고- 철도- 미곡창고’를 체험할 수 있는 문화교육의 장을 조성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상옥창고 옛터에 친수공간 조성, 철도 보수 후 활용 등을 포함하고 있다.

관련 용역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현재 일제강점기 블록은 진포해양테마공원 및 공영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으나 이들 시설이 역사문화경관과 전혀 어울리지 않다는 지적이다.

문화재 전문가들도 이런 입장이어서 특단의 조치를 해야한다는 얘기다. 문화재 위원들은 “(진포해양공원이) 근대역사공간과 맞지 않는다 ”는 의견을 냈다.

반면 이런 주장과 전혀 다른 여론도 상당하다.

이곳 존치의 필요성은 과거 옛 군산시청사의 철거 때처럼 무조건적으로 관련된 시설 및 장비를 반납하거나 폐기해야 한다는 강경론에 떠밀려 복원은 물론 엄청난 문화적인 가치를 없애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교훈에서 비롯됐다.

군산시는 진포해양공원 규모가 큰데다 막대한 철거비용 등을 고려한 반대론은 물론 불필요한 지역사회의 편가르기 논란을 촉발시키는 점을 고려,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존치론자들은 역사적인 의미를 살리는 문제와 함께 옛 시청사 철거 등에 따른 부작용과 교훈에서 진지하고 합리적인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전남 무안군, 경기 가평시, 인천 강화군, 강원 인제군 등은 군부대와 군장비 등을 활용한 밀리터리 테마파크를 만들어 관광객 유치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사례도 적지 않다. 이런 전국적인 흐름과 역행하고 있는 것이 과연 미래지향적인 접근을 되묻고 있는 것이다.

역사성을 강조하는 측도 있다. 실제로 군산내항 주변은 진포대첩과 한국전 등과 같은 밀접한 역사 공간이기도 하다. 진포대첩은 1380년(우왕 6년) 8월에는 500척이나 되는 왜적 선단이 진포 어구에 침입하자 최무선이 만든 화포를 사용하여 왜적을 무찔렀던 최초의 해전이었다.

이와함께 군산·장항·이리지구 전투는 1950년 7월초 천안을 점령한 북한군 제13연대가 호남으로 남하할 당시, 해병대 고길훈 부대가 7월 16일 군산에 상륙해 북한의 금강 진출을 저지·격파했다. ‘무적해병’이라는 해병대 신화의 시발점이 된 전투로 기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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