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조규제 활약으로 시즌 2관왕 차지
군산상고는 1986년 전국규모 야구대회 2관왕을 차지하면서 다시 한 번 고교야구 최강의 자리에 오른다.
그해 왕중왕을 가리는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 결승에서 에이스 조규제의 눈부신 역투와 4번 박진석의 결승 홈런에 힘입어 광주 진흥고를 2-1로 물리치고 정상에 오른 것.
제40회 황금사자기 결승전(군산상-진흥고)이 열리는 10월 17일 오후 동대문야구장. 군산상은 3회 말 8번 장승환이 포문을 열자, 치고 달리기로 1사 2루가 된다.
이어 1번 김태경과 2번 조규제가 실랑이 끝에 거푸 4구를 골라 만루를 만든다.
그러나 준결승까지 4할 6푼 7리를 기록하던 3번 권순구가 내야플라이로 아웃, 기회를 잃는듯했다.
이때 진흥고 오희주 투수가 갑자기 난조에 빠지면서 밀어내기로 선취점을 뽑는다.
3회까지 진흥고 강타선을 1안타로 막았던 조규제는 4회에 1점 홈런을 허용, 1-1 타이가 된다. 5회를 무사히 넘기고 6회 말, 군산상 4번 타자 박진석의 쏠로 홈런은 피로로 구위가 떨어진 조규제에게 새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평소 빠른 볼을 던졌던 그가 느리지만 다양한 코스와 까다로운 구질로 6이닝을 3자 범퇴로 선방한 것. 진흥고의 9회 초 마지막 공격이 끝날 때까지 계속된 조규제의 호투는 동료들의 호수비에 힘입어 더욱 빛났다.
수비력이 뛰어난 군산상고는 에이스 조규제가 4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고 내야 수비수들이 안타성 타구를 거푸 막아내는데 힘입어 15년 만에 황금사자기를 품에 안았다.
이날 선발로 나선 조규제는 준결승까지 팀타율 3할 1푼 6리를 기록한 진흥고 강타선을 1할대(33타수 4안타)로 막아냈다.
이 대회 최우수선수상은 군산상고 중견수 권순구, 우수투수상 조규제, 수훈상 박진석, 미기상·도루상(3개) 김태경 등 군산상고 선수들이 개인상 부문을 싹쓸이했다. 감독상은 최한익 감독, 지도상은 군산상고 송문섭 교장이 차지하였고, 타격상 1위는 광주일고 남정헌(3할 7푼 5리)에게 돌아갔다.
1986년, 그해 군산상고 진용은 최한익(감독), 조규제(투수), 이성일(포수), 김종철(투수/우익수), 박진석(1루수), 김태경(2루수), 유성춘(3루수), 정학원(유격수), 권순구(중견수), 장승환(좌익수) 등이었다.
체육교사 꿈 접고, 사업에 뛰어들어
군산상고는 1986년 2관왕을 했음에도 3학년 10명 중 4명만 대학에 진학한다.
체육교사가 꿈이었던 이성일은 경희대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여러 사정으로 취소되기에 이른다.
조규제 투수와 배터리를 했으니 함께 연세대에 갔어야 함에도 금전을 요구하자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포기한다.
그래도 장학금을 받고 인천에 있는 체육전문대학에 진학해서 2급 정교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군산대로 편입, 학사 학위를 받는다.
“꿈이었던 체육교사를 포기하고, 일찍 사업을 시작해서 서른세 살에 조합원들의 지지를 받아 요식업(외식업) 군산 지부장을 했습니다."
"전국 최연소 지부장이었죠. 당시 지역의 소규모 식당 소득 증대를 위해 공무원들도 금요일 하루는 시청 구내식당 문을 닫고 ‘외식하는 날’로 정하자고 건의해서 관철했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해망동 바닷가에서 횟집도 경영했었는데요."
"그때 횟집 주인 대부분 포장마차가 없어져야 한다고 했지만, 저는 서로 어울리고 공생해야 한다, 즉 포장마차가 있어야 횟집 경기도 좋아진다고 생각했죠. 포장마차가 있어야 운치도 있고, 분위기가 살아나잖아요."
"그래서 포장마차 철거를 시작했을 때도 저는 왜 포장마차가 존재해야 하는지 설명하면서 적극적으로 반대했죠. 시의원에 출마한 것도 활동적인 성격에 주위의 격려가 큰 힘이 됐던 것 같습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