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아메리카 타운(국제 문화마을)의 '어제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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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아메리카 타운(국제 문화마을)의 '어제와 오늘'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0.02.07 13:22
  • 기사수정 2020-03-05 20: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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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9월 출범 한때 지역 대표적인 유흥가 ‘영화 누려’
러시아계 여성종사자 대부분 차지… 구소련계 국가들 다수
저녁부터 늦은 새벽까지 영업… 전주 등지 술꾼들 사이에 입소문도
옛 아메리카 타운
옛 아메리카 타운

 

‘매일 밤이면 불이 커지지 않는 곳, 러시아 수십 명의 무희들, 늦은 새벽시간대까지 성업 중… ’

이곳은 어딜까.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많은 내국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장소라 할 수 있다.

산북동 소재 ‘국제문화마을’이 바로 이 화제의 공간이다.

국제문화마을 변천사… 번성과 쇠락 반복

국제문화마을은 본래 미군과 관련된 영화동 주변 있던 유흥시설을 도시발전과 지역이미지 등을 고려해서 지금의 산북동으로 이전, 아메리카 타운이란 이름으로 출발했다. 이곳은 1969년 9월 아메리카 타운 주식회사로 출범했다가 90년대까지 비행장의 주한미군 뿐 내국인의 출입을 자유롭게 해서 지역의 대표 유흥가로 상당기간동안 풍미했다.

이곳은 한때 달러의 공급처로도 각광을 받았지만 90년대 들어 우리의 경제발전이 고도화됨에 따라 시설노후화는 물론 각종 유희시설 변화 등으로 인해 혹독한 침체기를 경험해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IMF외환위기 이후 경기불황, 9.11테러 등 각종 국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쇠락을 거듭했다.

이에 대책위는 2009년 ‘아메리카 타운’이란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이 명칭대신 국제문화마을로 변경, 오늘에 이르고 있다. 국제문화마을 내에는 일반식당과 유흥업소 등 각종 상가만이 명맥을 유지한 채 영업을 해올 정도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과거에는 미군과 그 군속은 물론 내국인들이 오가면서 러시아, 필리핀 등의 여성종사자들이 다수 차지했지만 2000년대 들어서는 새로운 양상을 띠고 있다.

그 변화의 흐름은 러시아와 중앙아시아 등 백인계 젊은 종사자들이 대거 들어오면서 내국인들의 관심과 반응이 뜨거워지고 있는 상황.

제2의 부흥기 맞나

최근 이곳은 불야성, 그 자체다.

밤이 깊어질수록 이곳을 찾는 내국인들의 발길은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보통 밤 10시를 넘기면 늦은 새벽까지 주당들이 이곳 유흥업소들을 활보하고 있다.

이곳의 여성유흥업소 종사자는 대략 250~ 300명에 달하고 국적별로는 우즈베키스탄과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 대부분 구소련계 국가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관광비자(3개월)로 입국한 이들 여성들은 산북동 등지에서 단체로 원룸촌에서 생활하며 이들 유흥업소에서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취재결과 드러났다.

이곳의 방식은 우리의 단란주점과 룸카페 등과 유사하지만 과거 군산 유흥업소들이 영업하던 방식처럼 맥주를 박스 단위로 판매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곳의 유흥업소 종사자들은 과거와 달리 어느 정도 음주를 하면서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 물론 인신매매와 성매매와 같은 불법행위는 아직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곳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층들은 3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이뤄졌다.

이곳이 차츰 활성화된 것은 비교적 술값이 싼데다 이국적인 백인계 여성들에 대한 호기심 때문. 게다가 군산 등 도내에서는 익명성을 원하는 술꾼들과 대화 등을 위해서도 이곳을 이용하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전언이다.

이곳을 다녀온 한 40대는 “외국인들과 만남을 통해 이국적인 대화를 경험하기 위한 층들이 주고객층”이라 귀띔했다.

또 다른 단골은 “대화가 잘 통하는 것은 아니지만 손짓발짓을 하듯 여러방식으로 대화를 하면서 재미난 게임을 하는 것도 이색적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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