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철도관광 업그레드 中] 지역철도문화유산의 극대화는 고민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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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철도관광 업그레드 中] 지역철도문화유산의 극대화는 고민 가득
  • 정영욱 기자
  • 승인 2024.06.28 12:14
  • 기사수정 2024-06-28 12: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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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분된 경암철길마을…구암초 주변(0.3㎞)+ 부향하나로~ 새한APT(0.7㎞)
간이역 ‘옛 대야역’ 폐역 후 방치된 특이한 대야철도건널목 관리건물동
영화속 장면· 역사적 사실 사진 등 지역의 철도스토리텔링 관리 무관심
전주시 팔복동의 철길에 있는 이팝나무 군락지. / 사진=전주시 제공
전주시 팔복동의 철길에 있는 이팝나무 군락지. / 사진=전주시 제공

철도문화유산을 활용한 전국 지자체들의 관광객 유치전이 뜨겁게 가열되고 있다.

그 주요소재들은 레트로 감성을 담은 폐역된 간이역과 그 주변 풍광이 다수를 이루고 있지만 철길을 활용한 동네(철길마을)와 추억의 열차, 철도 관련 시설 등까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그러면 철도문화유산에는 뭐가 있을까.

문화재보호법의 사적(史蹟)과 시·도 기념물 및 국가등록문화재가 있다.

여기에다 한국철도공사에서 2011년 ‘철도문화재 관리지침’을 제정하여 지정한 ‘철도기념물’ 50점과 ‘준 철도기념물’ 80점이 있다.

이들 중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지정(작년 8월 말 기준)된 사적 및 시·도 기념물 각 1점과 국가 등록문화재로 등록된 71점 등 총 73점의 철도문화유산이 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군산의 철도문화유산은 간이역인 옛 임피역이 대표적이지만 정작 관광자원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은 경암동 철길마을이다.

또한 멸실위기에 놓인 ‘옛 대야역’과 대야철도 건널목, 그곳의 관리원 사무실 등은 물론 옛 군산역 및 개정역 등의 역사적인 스토리텔링 자료들까지 더해진다.

# 두동강난 경암동 철길마을…‘옛 페이퍼코리아선’의 총연장 2.5㎞ 일부

 2021년 열린 관광지 선정에도 협소한 구간때문에 관광객 수용력 한계

경암동 철길마을/사진=군산시
경암동 철길마을/사진=군산시

옛 군산역에서 ‘페이퍼 코리아 공장’까지에 눈길을 끈 선로가 있다. 이 선로는 1944년에 신문용지 재료를 실어 나르기 위해 준공돼 북선제지 철도, 고려제지 철도, 세대제지 또는 세풍 철도라고도 불렸다.

이후 ‘페이퍼 코리아선’으로 통칭됐다. 총연장 2.5㎞.

열차와 마을이 공생하는 이 선로 주변의 마을은 한국전쟁 이후 가난했던 시절 철도변에 오막살이를 짓고 살기 시작한 주민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 겨우 기차가 다닐 만큼의 공간만 남았다. 이곳의 이름이 경암동 철길마을.

2010년대 들어 이 가운데 700여m 구간의 철길마을이 TV광고에도 등장하면서 전국적인 주목을 끌고 있다. 총연장 중 부향하나로~ 새한아파트(0.7㎞)구간이 눈길을 사로잡으면서 4계절 내내 엄청난 인파들로 아우성이다.

앞서 2000년 전후 당시 시의원 및 마을 주민 등은 철길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꽃길조성과 함께 주변환경 정비에 힘을 보탰다. 이 때가 경암동 철길마을에 대한 시차원의 관심의 출발이었다.

본격적인 군산시차원의 관리는 2011년부터다. 그후 2017년과 2019년 등에 거쳐 시설이 보강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시기에 시가 이곳 철도주변을 소공원으로 조성했다. 양편에 주택들이 빼곡한 이 철도 500m 구간을 정비해 탐방길을 만들었다. 시는 ‘쪽방촌’을 연상케 하는 허름한 주택가 자투리땅의 쓰레기를 치우고 화초를 심으며 포토존을 만들었다. 이 시기에 창고 등 불법 시설물은 대부분 철거· 정비했다.

문제는 경암동 철길마을 중 기존 인기구간(부향하나로~ 새한아파트간: 0.7㎞))과 경찰서 및 구암초 인근이 진포로 때문에 본의아니게 두동강나는 상황을 맞았다.

최근 주무부서가 관광진흥과로 정해지면서 관리의 사각지대가 해소했지만 두곳의 유기적인 연결문제는 여전한 과제다.

# 백릉 등 유명인사들의 고향인 임피역

/ 사진= 군산시 제공
/ 사진= 군산시 제공

임피는 백릉 등의 군산출신 유명인사들의 고향이자 현대기 소설의 태동적인 공간이라는 점에서 임피면은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명성과 달리 옛 임피역은 시내권과 접근성 때문에 전국적인 명소로 자리잡기에는 한계를 안고 있다.

1920년 12월에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한 임피역은 70여년 뒤인 1995년 간이역으로 격하됐고, 2008년부터는 장항선에 편입됐다가 그후 문을 닫았다.

현존 역(驛) 건물 중 역사 및 건축학적 가치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근대유산등록문화재 제208호로 지정됐다.

지금은 폐역이 됐으나 소박한 농촌 간이역의 건축양식과 풍광을 온전히 간직하고 있다.

임피역에 가보면 역사(驛舍) 내부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60·70년대로의 시간여행을 온 듯한 느낌의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역 내에선 보따리를 들고 매표하는 노인, 매표 및 검표원 등 근대 생활상을 보여주는 조형물이 당시 풍경을 소환한다. 역 안팎 조형물들은 임피면 출신 소설가 채만식 소설 속 인물들을 형상화했다.

역사 부근의 기차는 객차전시관으로 활용 중이다. 전시관 내 교복을 입은 학생, 사과를 깎아먹는 아낙네, 마주 보고 앉은 승객 조형물이 볼거리다.

이런 시설에다 최근에 시작된 생생국가유산사업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였다.

이곳 역사는 시내권과의 거리가 떨어져 있는데다 경쟁관계에 있는 전국의 다른 간이역과 차별성이 많지 않아 대중의 압도적인 사랑을 받기에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 옛 대야역 및 희귀한 건널목 관리원사무소 사라질 위기

사진 등 변변한 기록물은 물론 현존 시설물도 없이 방치

방치된 대야철도건널목 관리 건물. / 사진=투군
방치된 대야철도건널목 관리 건물. / 사진=투군

옛 대야역사와 그곳의 철도건널목이 주요 추억물 중 하나다.

옛 대야역은 옛 군산선의 가장 큰 간이역이었고 엄청난 이용객을 자랑해서 많은 추억들로 가득한 공간.

군산선은 1912년 3월 일제강점기에 호남지방의 농산물을 일본으로 실어 나르기 위하여 군산항의 인입철도로 건설됐다. 구간은 익산~ 군산 간의 23.1km였다.

이후 변화를 거듭했다.

2008년 1월에 군산선의 통근열차가 폐지되자 군산화물선 분기점 기준으로 동쪽 구간인 익산역· 대야역의 구간은 장항선에 편입됐다. 이 과정에서 군산역을 ‘군산화물역’으로 변경했으나, 2008년 7월 1일부터 화물영업마저 중지함에 따라 현재 남아있는 군산선 전 구간은 폐선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옛 군산선에 남아 있는 시설들이 옛 대야역사와 그 부지, 철도건널목 관리원 근무공간(건물) 등이 여전히 남아있다.

군산선의 다른 역들은 대부분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 사진=투군
/ 사진=투군

과거 대야역은 당시 역이 위치한 대야면 지경리의 지명을 따라 ‘지경역’이라는 이름의 간이역으로 출발했다. 1912년 보통역으로 승격됐다가, 1953년 6월1일 지금의 이름인 ‘대야역’으로 변경됐다.

1991년 적벽돌로 신축된 대야역은 2020년 12월 10일 군산항선 개통에 맞춰 신역사로 이전한 후 방치된 상태다.

얼마 전에는 tvN 드라마 시그널 2화, 3화의 현풍역 기찻길이 옛 대야역사에서 촬영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대야역과 그 철도건널목의 철도문화유산과 추억물들은 거의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군산선 개통 이후 112년 역사를 자랑하는 지역의 관문이었을 뿐 아니라 전국에서도 보기 드물게 철길을 관리하는 대야철길관리원 사무실 건물까지 남아 있다는 점이다.

이런 특이한 철도문화유산은 방치상태에서 철거를 기다리고 있다는 우려감과 함께 아쉬움만 가득하다.

# 또다른 철도문화유산은

시민들의 뇌리 깊게 간직되어 있는 사진 등 추억의 아카이브는 상당하다.

그 내용 중 역사적인 내용이 다수 있다.

옛 군산역이 생긴 이후 최고의 사건은 아마도 구한말 독립운동가였던 월남 이상재 선생의 운구 이동행렬(1927년 4월8일 군산역: 충남 서천출신)과 89년 군산 최고많은 인파를 자랑한 군산역 앞 유세였을 것이다.(군산방문 때 김대중 대통령 후보(또는 정치인)의 연설무대)

또다른 군산의 철도문화유산은 군산선을 오갔던 미니 통근열차(일명 동차), 철도건널목의 경보음 등이 아닐까 싶다.

/ 사진= 군산시 제공
/ 사진= 군산시 제공

이와 함께 시민들의 철도와 관련된 추억 사진 및 추억물 등은 물론 이영춘 선생과 옛 개정역에 얽힌 에피소드 등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들 소중한 철도문화유산이 기본적인 사진이나 희귀 사진 등 역사적인 사실들과 별개로 관리되거나 무관심 속에 사라질 위기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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