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봉 의원은 본회의장서 송미숙 의원을 왜 저격 발언했을까?

2023-11-27     신수철 기자
송미숙 의원과 한경봉 의원

시의원이 본회의 공개석상에서 동료 의원을 저격하는 발언을 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의원이 시의원을 공개적으로 저격하는 발언은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한경봉 의원은 27일 제260회 정례회 2차 본회의 5분발언을 통해 '군산 차(茶)인회는 대체 누구의 것입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이는 차인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송미숙 의원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앞서 한 의원이 '의원 역량 개발비 편법 사용' 과 관련해 5분발언을 통해 지적했던 당사자도 바로 송 의원이었다.  

한 의원이 이날 제기한 의문 중 가장 큰 줄기는 대략 이렇다.

시가 시간여행축제 당시 차인회 만을 위한 예산 1,800만원을 들여 단독으로 무대를 만들어주는 특혜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한 의원 자신이 다른 업체들에게 동일 규격의 무대 견적을 확인해 본 결과, 1,000만원이면 설치 가능하다는 답변을 얻었다며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이런데도 시의 정산검사 결과보고서에는 대체적으로 보조금 교부조건에 맞게 집행되었고, 특이사항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것이 한 의원의 주장이다. 

시는 <투데이 군산>과의 통화에서도 같은 입장을 내놨다.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의원은 5분 발언 서두에 '공직자와 보조금을 받는 단체 간의 심각한 유착관계에 대한 개선책을 강구하기를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이유를 밝혔다. 

하지만 한 의원이 이렇게 주장하는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란 시각이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의원 간 얼키고 설킨 감정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유튜브로 생중계하는 본회의장에서 이 같이 저격한 이유로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는 시각이 많다. 

개인 간 쌓인 감정을 다른 방식이 아닌 공개자리에서 제기하는 것 자체가 공감을 얻기 힘들 뿐더러 자칫 논란의 소지도 있어서다. 

그러다보니 일부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신영대와 김의겸 의원을 각각 지지하는 시의원들간의 '세(勢) 다툼' 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신영대와 김의겸 의원 진영에 선 시의원들간 의도적인 상대편 흠집내기 또는 망신주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설득력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다.  

그렇게 해봤자 시의원들간 치부(恥部)는 드러날 수 있지만 총선을 준비 중인 신영대와 김의겸의 경우 사실상 얻는 것도 잃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한경봉 의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시의원과 보조금 단체간 유착 의혹을 지적한 것이고, 그 개선책을 마련토록 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만을 밝힐 뿐 말을 아꼈다. 

 

한경봉 의원 5분발언 全文

-군산시, 어쩌다 이런 일이 7, 군산 차인회는 대체 누구의 것입니까?

 

안녕하십니까, 한경봉 의원입니다.

먼저 저에게 5분 발언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신 김영일 의장님과 동료의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본 의원의 5분 발언 요지는「군산시, 어쩌다 이런 일이! 7」 군산차인회는 대체 누구의 것입니까? 입니다.

본 의원은 지방보조금 사업의 보조금 관리법 위반 사례를 지적하고 공직자와 보조금을 받는 단체 간의 심각한 유착관계에 대한 개선책을 강구하기를 촉구하기 위해 참담한 마음을 가지고 이 자리에 섰습니다.

군산시는 2023년 <차 겨루기대회 및 체험활동>에 지방보조금 지원사업을 하여 군산 차인회에 보조금 370만 원을 지급하였습니다.

또한, 2023 군산시간여행축제에 다른 먹거리 품목인 빵, 커피 등은 작은 부스만 제공해줬음에도 불구하고, 군산시는 군산 차인회만을 위한 예산 1,800만 원을 들여 단독으로 무대를 만들어주는 특혜를 주었습니다.

본 의원이 다른 업체들에게 동일 규격의 무대 견적을 확인해본 결과, 1,000만 원이면 설치 가능한 무대를 1,800만 원에 특정 업체에게 수의계약을 하면서까지 왜 마련해준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차액 800만 원은 누구의 주머니로 흘러간 것입니까? 이 축제가 시간여행축제입니까? 아니면 차문화 축제입니까?

더욱이 놀라운 사실은 2021년도 지방보조금 지원사업 정산서류를 검토해본 결과, 군산차인회 운영비 중 100만 원을 현 군산시의원이 운영하고 있는 업체에서 결제하였다는 점입니다.

또한, 2021년도 군산차인회에 보조금을 집행할 때 지출품의서·지출결의서 그 어디에도 담당자 결재 서명만 있을 뿐 해당 사업을 책임지는 대표자의 서명은 없었습니다.

그 밖에도 재료비목으로 지출하였지만, 회원 개개인에게 현금을 지급하였다는 점 등 보조금 지출에 수많은 문제점이 산적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군산시는 군산차인회에게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시민의 소중한 세금, 총 10,800,000원이 지급되었다는 점에 강한 의구심이 듭니다.

본 의원은 군산시의 이러한 행정이 이해가 되지 않아 군산차인회의 주소지의 등기부 등본을 확인해본 결과, 군산차인회의 단체 주소지가 현 군산시의원의 주택에 위치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그 주소지 1층에 위치한 현 군산시의원이 운영하는 업체의 화장실을 군산시에서 개방화장실로 지정하여 2015년 4분기부터 현재까지 495만 원 매년 60만 원 상당의 위생용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대체 누구의 압력에 의해 군산시는 보조금을 주는 겁니까? 혹시 이 단체가 군산시의원의 주택에 주소지를 둔 단체라서입니까?

군산 차인회는 대체 누구의 것입니까?

2022년, 감사담당관실에서 실시한 청렴 컨설팅 자문회의에 따르면, 무분별한 보조사업 지원과 정산 미비, 힘 있는 단체 및 기관에 보조금중복 지원, 특정인을 위한 보조사업 편성 및 관행적으로 이어지는 보조금 지급으로 군산시의 청렴도가 낮은 이유라고 군산시 공무원들이 대답했습니다.

이런 문제의식이 있음에도 여전히 변하지 않은 것은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민간단체 보조금 집행 여부를 엄격하게 관리하고 감독하여야 할 군산시도, 그러한 군산시를 견제해야 할 시의원 역시도 기본자세를 망각한 모습에서 기인하지 않았을까? 참으로 참담한 마음이 듭니다.

이에 본 의원은 다음과 같이 촉구합니다.

첫째, 군산시는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조금 지급에 대한 철저한 기준 마련과 더불어 보조금 운용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할 것을 촉구합니다.

둘째, 군산시는 군산차인회에 지급된 지방보조금에 대해 관련 규정에 따라 철저한 특정감사를 실시할 것을 촉구합니다.

셋째, 점검 결과 보조금 유용 및 유착관계 등이 판명날 경우에 수사의뢰 등 엄중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합니다.

이상으로 발언을 마치겠습니다. 경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