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안 記者의 '군산 야구 100년사'] '군산야구사'를 위한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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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안 記者의 '군산 야구 100년사'] '군산야구사'를 위한 프롤로그
  • 조종안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 승인 2020.02.24 10:14
  • 기사수정 2022-01-25 0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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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야구 100년사 사진모음./사진=조종안기자
군산 야구 100년사 사진모음./사진=조종안기자

 

군산야구사 연재를 시작하며

군산의 ‘서양 의료사’ 연재 끝나던 2011년 봄, 지인들과 동남아 여행 갔을 때였다.

첫 도착지는 캄보디아 시엠립(Siem Reap) 공항. 입국 절차 마치고 밖으로 나가자 50대 여성 가이드가 기다리고 있었다.

인사 나누며 어디에서 오셨느냐고 묻는 그에게 ‘전북 군산’이라고 하자 대뜸 “아,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잘 알죠!”라면서 친정 오빠 대하듯 반가워했다.

그는 경기도가 고향이라며 여고 시절 고교야구 '광팬'이었고, 게임에서 군산상고가 지면 밥도 안 먹고 울었다고 덧붙였다.

외지인이 고향에 관심만 가져줘도 반가운 것은 인지상정. 여성 가이드의 군산상고 예찬은 일행 모두를 흐뭇하게 하였다.

철도(군산선)와 야구를 두 번째 연재 후보로 정해놓고 고민하던 필자는 귀국해서 야구 관련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하였다.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운도 따랐다.

2013년 12월 17일 대한야구협회(KBA)가 한국 야구 원년을 1905년에서 1904년으로 공식 수정 발표하였고, 2014년 1월 초에는 한국 야구 역사를 집대성한 <한국 야구사 연표>를 KBO와 KBA가 공동 발간했기 때문.

인터넷 검색하다가 군산 최초 야구인(양기준·1896~1975) 손자를 만난 것은 큰 행운이었다.

서랍 구석에서 잠자던 자료와 콘텐츠가 하나둘 모아졌고, 당시 김준환 원광대 감독을 시작으로 군산 야구 레전드들 취재에 들어갔다.

그해 연말에는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군산 편’에 ‘군산 야구사 100년’을 기재하였다.

취재 중 기증받은 사진들은 ‘역전의 명수’를 사랑하는 분들과 공유하고자 군산시에 전시회 개최를 제의하였고 급기야 책까지 만들게 됐다.

 

해방정국에도 야구부 존재

<군산야구 100년사>는 신문기사 300여개와 흑백사진 100여장을 시대별로 수록하였다.

제1장은 일제강점기, 제2장은 1945~1970년대(이용일 전 KBO 총재권한대행 인터뷰), 제3장은 군사정부의 편향된 개발정책으로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던 70~80년대 군산 시민들에게 기쁨과 희열을 맛보게 해준 역전의 명수들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였다.

책 출간은 구전으로만 전해지던 군산 야구 역사를 옛날 신문과 기록을 바탕으로 수정·보완한 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1923년 개교한 군산중학교가 학생야구 효시로 알려졌으나 1902년 전킨(Junkin) 선교사가 구암동산에 설립한 영명중학교(제일고 전신)에서 처음 시작됐고, 최초 야구인도 김판술(1909~2009) 전 보사부 장관에서 양기준(1896~1975) 선생으로 바뀌었다.

1910년경 군산에 야구가 처음 보급됐고, 1923년 고국을 방문한 하와이교포 학생 야구팀이 영명중학교에서 경기를 치렀다.

1927년 18세 이하 소년야구대회(4팀 참가)가 열렸으며, 1935년 여름 동경 유학생 모국방문단 야구 경기가 개최됐다.

격변기였던 해방 정국에도 군산의 야구는 활발했으며, 군산상고에 야구부가 존재했음을 밝혀낸 것도 큰 수확이었다.

 

누리꾼들, 다양한 반응과 감동 자아내

책 발행을 제의받고 망설였으나 독자들의 높은 관심과 주위의 격려에 용기를 얻어 결단을 내렸다.

‘군산 야구 100년사’, 제목 하나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며 힘을 북돋워 주는 지인도 여럿 있었다.

군산 야구 100년사 표지
군산 야구 100년사 표지

특히 따로 연재코너 만들어보라는 <오마이뉴스> 편집부 권유는 힘에 부칠 때마다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 주었다.

기사 몇 꼭지는 포털사이트 톱뉴스로 올랐으며 누리꾼들의 다양한 반응은 군산 야구의 건재함을 말해주고 있었다.

고 최관수 감독 기사에 달린 많은 댓글 중 ‘한국 야구사의 전설이었다.’ ‘기사 읽고 감동의 눈물 흘려본 것은 처음이다.’ ‘어떤 형태로든 최관수 기리는 사업에 동참하겠다.’ ‘지역을 떠나 흉상 제작에 보탬이 되고 싶다.’ 등은 또 다른 감동을 자아냈다.

한다고 했으나 여러모로 부족함을 느낀다.

그러면서도 인구 27만을 힘겹게 턱걸이하고 있는 자그만 항구도시에서 야구 한 종목만으로 책을 발간한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다’는 말이 있다.

다음 세대가 군산의 체육, 군산의 야구 역사를 정리할 때 도움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연재 공간을 내준 <투데이 군산>에 고마움을 전하며 독자 제현의 많은 성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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